나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중독_다솜이희망산타 김칠규 자원봉사자

나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중독

다솜이희망산타 자원봉사자 김칠규 님 

 

 

아름다운재단 다솜이 희망산타 7년차, 김칠규 자원봉사자님

 수은주가 뚝 떨어지고 첫눈 소식이 전해질 쯤, 김칠규 씨의 마음은 여느 때보다도 분주하다. 겨울은 어려운 이웃에게 더욱 혹독한 계절. 나눔과 봉사 활동으로 점철된 삶을 사는 그에겐 따뜻한 손길과 마음을 전할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그중에서도 다솜이희망산타 활동은 언제나 1순위. 하여 12월이 가까워지면 희망산타의 날이 언제인지 체크하고 손꼽아 기다린다. 올해로 7년째. 경력이 쌓여선지 산타복장이 하나도 어색하지 않다는 그다.

 

7년 전, 처음 희망산타를 접하게 된 건 회사로 온 홍보지를 통해서였다. 한국전력에 근무하던 때였는데, 재직 당시 그는 회사에서 주관하는 사회공헌활동엔 거의 빠짐없이 참여했다고 한다. 희망산타는 회사 차원에서 참여한 활동이 아니었기에 개인적으로 하루 휴가를 내야 했지만, 직장인의 황금 같은 휴가도 아깝지 않았다는 그다.

 

“봉사활동도 중독이 됩니다. 하면 할수록 행복이 커지니 자꾸 하고 싶은 거죠. 희망산타를 통해 ‘이른둥이’란 말도 처음 가슴에 새겼습니다. 워낙 아이들을 좋아해서 신청했던 건데, 막상 그 작고 여린 아이들을 만나보니 눈에 맺히고 마음에 남아서 또 만나러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스레 해마다 신청하고 이렇게 7년째 참여하게 되었네요.”

 

처음 방문했던 가정의 이른둥이는 아직까지 그 이름도, 눈빛도 잊지 못한다. 조선족 부모를 둔 수영이란 아이로, 보일러를 켜도 찬바람이 숭숭 스미는 옥탑방에서 그 작고 여린 몸으로 생의 끈을 꼭 부여잡고 있었다. 한데 얼마 전, 우연히 수영이의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무탈하게 잘 자라 어엿한 유치원생이 됐다는 기쁜 소식이었다.

 

“자식 키워본 사람으로서, 그 부모 마음을 헤아려보면 참 아찔하지요. 얼마나 마음 졸이고 눈물을 흘렸겠습니까. 작디작은 몸으로 갖은 고통을 견디고 이겨내는 아이는 또 어떻구요. 희망산타 활동에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상상도 못할 만큼 힘든 일을 겪어온 그들이 잠시나마 우리로 인해 웃는 모습을 볼 때죠. 짧은 방문을 마치고 나올 때면 항상 부모님들이 저희에게 고맙다 말씀하지만, 오히려 저희가 감사하답니다.”

 

끊임없이 배우고 나누기

 

아이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게, 이 사회의 ‘어른’으로서 그가 가진 철학이다.

 

 준비된 은퇴자에게 은퇴 이후의 삶은 그 이전보다 풍요롭다. 출퇴근이 사라지고 온전히 자신에게 주어진 24시간. 이를 자신의 설계대로 꽉꽉 채워 살아간다면, 은퇴 이후야 말로 인생의 진정한 화양연화라 할 만하다. 작년 3월에 은퇴한 김칠규 씨는 회사를 다닐 때보다도 지금이 더 바쁘다.

 

실제로 그의 스케줄은 일주일이 빼곡하다. 올 봄, 서울시희망설계아카데미를 수료한 그는 현재 청년창업자들을 돕는 창업닥터로 활동 중이다. 그뿐인가. 서울시자원봉사센터에서 시니어리더 교육 수료 후 중학교에 파견되어 ‘봉사’라는 키워드로 학생들의 창의체험활동을 지원하기도 한다. 은퇴 이후 다각적인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는 그의 봉사활동은 어려운 이웃 뿐 아니라 청소년과 청년을 대상으로 한 멘토링 활동까지 아우른다.

 

“가끔 회사 후배들을 만나면, 은퇴 후에 제 얼굴이 더 좋아졌다고들 해요. 사실 회사 다닐 때도 월차를 내거나 휴가를 써서 다솜이희망산타도 참석하고, 짬짬이 회사 인근의 장애인재활원이나 노인요양원 등의 시설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진행해왔지만, 조금 단편적이었던 거 같아요. 한데 은퇴 후엔 보다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진행하다보니 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일단 시나 구에서 진행하는 무료 교육기회들을 살뜰히 찾아 활용했어요. 돈도 들지 않고, 시간만 내면 교육을 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61세라고는 믿기지 않는 그의 ‘최강 동안’은 즐거운 생각과 보람을 찾는 삶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더욱이 청소년, 청년들과 어울리며 요즘 세대의 고민과 꿈에 귀 기울이다보니 더욱 젊은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리라. 직장을 다닐 때에도 JA코리아 경제교육 재능봉사로 청소년들과 지속적인 인연을 맺어온 김칠규 씨는 이른둥이 못지않게 청소년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크다. 한창 불안하고 예민한 시기의 아이들에게 언제든 힘들면 잡을 수 있도록 먼저 따듯하고 믿음직한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게, 이 사회의 ‘어른’으로서 그가 가진 철학이다.

 

“제 수업을 들었던 아이들 중에 아직도 카톡이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아이들이 있어요. 얼마 전엔 취직했다는 반가운 문자도 받았네요. 취업닥터로 창업을 지원했던 청년 두 명도 지금 자기 사업을 하고 있어요. 늘 마음으로 그들을 응원하고 있죠.”

 

다양한 활동을 하는 만큼 만나는 사람도 많고, 자연히 휴대폰에 입력된 전화번호도 많다. 거의 1천명에 육박할 정도라고.

 

행복한 가정을 위한 아빠의 축원

 

자식들에게 물려주고픈 가장 큰 유산, 나눔

 

끊임없이 배우고 나누는 삶을 위해선 건강관리에도 소홀할 수가 없다. 활기차고 진취적인 삶을 가능케 하는 것은 체력인 까닭. 매일 아침 걷기운동 1시간, 주말 산행은 김칠규 씨의 건강유지 비결이다. 직장생활을 할 때나 은퇴 이후나, 봉사활동에 삶의 지분을 가장 크게 두는 그에 대해 그 가족의 생각은 어떨까?

 

“아침 운동을 돌아오면 무조건 아내가 하는 가게에 들러 청소부터 합니다. 아내 혼자 하는 일이다 보니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도우려 하죠. 잔소리를 미리 예방하는 차원이랄까요? 아내도 아이들도, 저의 가장 큰 낙을 인정해줍니다. 매번 기회가 어긋나 함께하진 못했으나, 언제가 다솜이희망산타에 가족과 함께 참여해보고 싶어요.”

 

곧 딸의 결혼을 앞둔 그는 집안의 첫 혼사에 설렘을 감추지 못한다. 딸을 품에서 떠나보내는 아버지의 마음에 서운함이야 당연하지만, 장성한 자식이 제 일가를 이루는 모습을 보는 것은 부모의 보람이기도 하다. 사위라는 새 식구가 생긴 게 즐겁고, 언제일진 모르지만 생각만 해도 설레는 이름, ‘손주’를 안아볼 생각에 벌써부터 벅차다.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수록 기쁨도 행복도 커지는 나눔의 법칙은 그가 자식들에게 물려주고픈 가장 큰 유산. 결혼하는 딸에게도 아빠로서 그가 해주고픈 말은 ‘나눔을 실천하는 가정을 일구라’는 것이다. 내 가족이 소중한 만큼 다른 가정의 행복을 응원하는 마음을 지닐 것. 더 나아가 그 행복을 지켜주기 위해 조금이라도 작은 힘을 보탤 것. ‘나’를 넘어 ‘우리’의 삶을 소중히 보듬자는 아빠의 축원은 어느 주례사보다 힘차고 아름답다.

 

* 김칠규 님은 올해로 7년째 다솜이희망산타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글. 고우정 | 사진. 이동훈

 

 

아름다운재단은 교보생명과 함께 다솜이작은숨결살리기기금을 토대로 '2.5kg 미만 또는 37주 미만으로 태어난 이른둥이 입원치료비 및 재활치료비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