겪어낸 시련만큼 더 강인하게 자라준 고마운 아이 – 송강인 이른둥이 이야기

890g 작은 몸으로 세상에 건넨 첫인사

'엄마 아들~ 엄마 아들~' 강인이가 엄마한테 늘 하는 애교다. 어디서 배웠는지 손가락을 일자로 모아 이마에 붙이며 “충성”도 한다. 손님이 오면 환하게 웃으며 배꼽 인사를 하는 아이.

2년 전, 엄마 뱃속에서 27주 만에 나와 890g의 작은 몸으로 세상에 첫인사를 했던 송강인(33개월) 이른둥이다. 곧 세 살이 될 강인이는 지금은 11kg으로 건강하고 밝은 모습이다. 활발하게 뛰어놀 정도로 에너지가 넘친다. 어찌나 사람을 좋아하는지 병원에서도 강인이는 인기가 많다. 치료사들도 애교가 많은 강인이를 보면 얼굴에 웃음꽃이 핀단다. 이 붙임성 좋은 아이는 김선애씨에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소중한 둘째 아이다. 그녀가 첫째 하정이를 낳고 둘째 강인이를 임신하기까지 7년이 걸렸다. 여덟 번의 시험관 아기 시술 끝에 어렵게 얻은 둘째였다.

“강인이는 출산예정일이 2015년 5월 30일이었는데, 13주 먼저 나와 2월 26일에 태어났어요. 제가 세쌍둥이를 임신한 상태라 조산 위험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임신 18주 차부터 병원에 입원해 있었어요. 다른 두 아이를 아프게 하늘로 보냈지만, 강인이가 살아줘서 견딜 수 있었어요. 백일 동안 인큐베이터에서 잘 버텨준 강인이를 생각하면 정말 대견해요. 태어나자마자 패혈증부터 온갖 병을 앓으면서 고생했거든요. 다행히 퇴원 후에는 큰 병 없이 잘 지내요. 감사하고 또 감사하죠.”

송강인 이른둥이가 노란 민들레 꽃을 건네고 있다.

강인이처럼 ‘이른둥이’로 태어나는 아이는 전 세계적으로 10명 중 1명꼴이다. 불임과 난임으로 인공수정 비율이 높아지면서 이른둥이 출산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이에 비해 제도적 지원은 미미하다. 운동 재활이나 집단 놀이 등 재활 치료의 많은 부분을 온전히 부모가 감당해야 한다. 게다가 김선애씨는 세쌍둥이를 임신했다는 이유로 어떤 보험도 가입할 수가 없었다. 위험성이 높다는 이유였다. 출산 이후 계속 치러야 했던 고액의 치료비는 안 그래도 힘든 이른둥이 엄마의 마음을 짓누르는 큰 짐이었다.

“저도 원래 일을 했는데 재활 치료를 매일 다녀야 하니까 그만두고 강인이를 돌보고 있어요.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힘들죠. 재활 치료비가 워낙 비싸서 신랑이 혼자 외벌이로 감당하기 어렵거든요. 예를 들어 일주일에 네다섯 번 가야 하는 언어 치료는 30분에 4만 원이에요. 정부 지원이 없어서 오롯이 저희가 다 감당해야 하고요. <다솜이작은숨결살리기> 지원 덕분에 재활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을 수 있었어요. 지금 강인이가 건강한 것도 다 그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 가족은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요.”

송강인 이른둥이가 엄마의 품으로 달려가고 있다.

세상이 강인이를 향해 내민 희망의 손길

병원에서 우연히 본 <다솜이작은숨결살리기> 팜플렛은 세상이 그녀에게 내민 희망의 손길이었다. 경제적 지원도 큰 버팀목이었지만, 그보다 더 컸던 건 이제 더 이상 홀로 이 막막한 길을 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었다. 강인이가 건강하게 자라길 간절히 바라는 사람이 엄마, 아빠 말고도 또 있다는 것, 그 지지와 응원이 그녀에게는 큰 힘이 되었다. 이것이 아름다운재단과 교보생명이 13년 전부터 <다솜이작은숨결살리기> 사업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재활 치료는 끝이 없어요. 사람들은 겉모습만 보고 ‘강인이는 치료 안 받아도 될 거 같은데’라고 해요. 그럼 전 재활 치료를 왜 계속 받아야 하는지 늘 설명하죠. 의사 선생님도 강인이가 지금은 잘 걷는 것처럼 보이지만, 성장기 때 다시 못 걸을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계속 재활을 하지 않으면 몸이 굳을 수도 있다고요. 그래서 평일에는 늘 오전에는 신랑이, 오후에는 제가 강인이를 데리고 재활 치료를 가요.” 현재 강인이는 팔, 다리가 굳는 강직 증상이 있어 연화 치료를 받고 있다. 물리, 언어, 작업 치료도 꾸준히 받는다. 지속해서 재활 치료를 해야 성장에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른둥이는 면역력이 떨어져 합병증이 잘 생기기 때문에 김선애 씨는 강인이가 기침 한 번만 해도 바로 병원에 데리고 간다. 어떤 사람들은 “애들은 다 아프면서 크는 거”라고 속 모르는 소리를 하지만, 강인이 엄마는 초심을 잃지 않고 항상 최선을 다한다. 아이가 다 클 때까지는 끝나지 않을 싸움이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재활 치료도 늘 기쁜 마음으로 다녀요. 다른 사람들은 힘들지 않냐 그러는데, 전 강인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하거든요. 강인이가 뇌병변 3급 판정을 받았지만 저렇게 활발하고 건강한 것도 다 재활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바라는 게 하나 있다면 강인이가 잘 먹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또래 아이들 중 키나 몸무게가 10% 미만이거든요. 그거 빼고는 바라는 거 없이 좋아요.”

송강인 이른둥이가 환하게 웃고 있다

강인하게 자라준 고마운 아이

긍정적인 엄마를 닮아서일까. 인터뷰 내내 강인이는 해맑게 웃으며 집안 곳곳을 뛰어다녔다. 집에 ‘딩동’ 소리만 나도 현관으로 바로 뛰어갈 만큼 사람을 좋아한단다. 처음 본 사람에게도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자동차 장난감을 덥석 안기는 아이. 태어나자마자 이 작은 아이가 겪어낸 시련이 얼마나 컸을까. 엄마는 강인하게 자라준 아이가 고맙고, 또 고맙다. “정말 감사하게도 강인이 성격이 활발해요. 병원에서도 늘 에너지가 넘친다고 했어요. ” 실제 지금까지 그녀를 버티게 해준 것도 연결된 사람들의 지지 덕분이었다. 그래서일까, 그녀가 갓 시작한 이른둥이 엄마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도 ‘사람들과의 연결과 소통’이다.

“저는 다른 엄마들 만나면서 힘을 얻었어요. 인터넷으로만 보는 건 한계가 있잖아요. 그래서 병원에 가면 이른둥이 엄마들하고 이야기를 많이 해요. 비슷한 시련을 겪고 있으니 서로 정보도 줄 수 있고, 위로도 되잖아요. 이제 막 시작한 이른둥이 엄마들에게도 제 이야기가 힘이 되면 좋겠어요. 앞으로 강인이가 더 강인하게 자라줘서 다른 이른둥이에게 희망이 되면 가장 좋고요. 그렇게 우리 가족이 받은 사랑과 응원을 세상에 돌려주고 싶어요.”

송강인 이른둥이와 어머니가 빨간 벤츠에 앉아 카메라를 응시하며 미소짓고 있다.

글 우민정 | 사진 김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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