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는 주위에 있는 많은 손을 잡으세요.” –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김민지 의료사회복지사

환하게 웃고 있는 김민지 의료사회복지사의 모습

환하게 웃고 있는 김민지 의료사회복지사

 

“소아과를 졸업했어요!” 그 순간을 기다리며

김민지 의료사회복지사의 책상 한쪽에 방긋 웃는 아이의 사진이 놓여 있었다. 자녀라고 생각되기에는 아직 앳된 모습이어서 사진 속의 아이가 누구인지 궁금해졌다. "소아과를 졸업한 아이예요!” 그녀는 건강을 회복하고 퇴원한 이른둥이들을 ‘소아과를 졸업한 아이들’이라고 말했다.

 “이른둥이들에게는 소아과가 ‘어린이집’ 같은 존재예요. 치료받는 것 또한 어울림이고 때로는 공부 같기도 하고요. 병원에서 함께 마주하는 사람들은 선생님 같고, 친구 같은 사람들이죠. 소아과를 졸업한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서 병원을 방문할 때 성큼성큼 저에게 뛰어와요. 선생님, 사탕 주세요! 라며 자기 의사 표현을 하는 아이들을 보면 반갑고 기뻐요.”

올해 4년 차가 된 김민지 의료사회복지사는 이른둥이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권리를 지원하는 <다솜이작은숨결살리기>의 협력병원인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에 근무한다. 상담 요청이 많을 때는 하루에 10건 이상의 상담을 혼자 할 때도 있다. 거기에 각종 행정업무도 더해지지만 지친 기색이 전혀 없다. 이른둥이와 부모가 웃으면서 퇴원할 때 가장 보람을 느끼기에 신생아 집중 치료실에서 한 명의 이른둥이라도 더 살피려고 애쓴다. 이른둥이 가정이 겪게 되는 경제적, 심리적, 가족적 어려움에 심혈을 기울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저는 감정이입을 잘해서 이른둥이 부모가 울 때는 같이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좋은 일이 있을 때는 손 잡고 기뻐하기도 해요. 하지만 슬픔에 대한 위로보다는 고비를 넘기고 점점 나아지는 기쁨에 대해 더 많이 공감하려고 해요. 위기상황에서 치료가 절실한 사람들이 잘 이겨내고 웃으면서 퇴원할 때 가슴 벅차요. 이 일을 하면서 정말 살아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김민지 의료사회복지사는 의료진의 치료, 환자의 적극적인 의지, 그리고 복지기관과 주민센터 등 후원기관의 연결 등 최선을 다해서 ‘손발이 짝짝’ 맞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면 엔도르핀이 샘솟는다고 했다. 혼자서 의료사회복지 업무를 해내느라 지칠 법도 한데 반짝이는 눈으로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소명의식과 전문성이 느껴졌다.

책상에 앉아서 업무를 보는 김민지 의료사회복지사

"이 일을 하면서 정말 살아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이른둥이 부모님들께 수고하셨다는 말씀을 전해 드리고 싶어요”

“이른둥이 치료를 위해 전국 팔도를 수소문해서 다니는 부모들도 있어요. 재활치료에는 이동 소요 비용도 상당히 드는데, 도시와 시골 간에 균형적인 치료시설의 설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해요. 오랜 대기 후 재활치료를 받게 되어도 많은 경비가 소요되어 가정에 많은 부담이 되죠."

현재 국가에서 지원하는 이른둥이 치료비지원사업은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기간 동안만 치료비를 지원한다. 그래서 퇴원 후 이른둥이의 재입원비, 재활비는 고스란히 부모의 몫이 된다. 실질적인 도움이 시급한 때에 부모들은 절망 속에 주저앉게 된다. 그런 상황을 막기 위해 <다솜이작은숨결살리기>는 협력병원과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지원 대상자에게 최대 2,000만원의 치료비를 1회 신청으로 생후 24개월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른둥이 부모들이 점점 소진되어가는 것이 안타까워요. '내 아이의 치료에 집중하는 시기이니 나는 아프더라도 괜찮다.' 라는 생각을 하지 말았으면 해요. 누구나 처음 부모가 되는 거잖아요. 미숙하기 마련인데 부모로서 모든 것을 떠안고 장기간의 치료에 지쳐가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파요. 본인 스스로에 대해 수고했다는 칭찬과 격려가 꼭 필요해요. 그렇지 않으면 그때 해소되지 않은 감정이 자녀에게 고스란히 전해져요. 아이에게나 부모에게나 모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힘들 때는 주위에 있는 많은 손을 잡으세요. 그 손을 잡을 용기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김민지 의료사회복지사의 모은 두 손

두 손을 모아 이른둥이와 그 가족들을 응원하는 김민지 의료사회복지사

 

이른둥이, 세상에 조금 빨리 태어난 아이들 

“조산 원인은 불명확하지만 대부분 산모들이 ‘내가 몸조리를 잘못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본인 탓으로 돌리며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무지한 상태에서 당황해하며 넋 놓고 울기만 하는 산모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상담창구가 절실해요. 의료 정보 전달뿐만 아니라, 아프게 곪아가고 있는 마음속을 잘 들여다봐야 해요. 치료의 안정기에 접어들면 어머니도 어느새 반 의사처럼 되어가며 단단해져요. 그때는 이른둥이 어머니들과 동지애도 느끼고, 동료와 같은 마음이 들기도 해요.” 

이른둥이에 대한 편견과 오해도 가족들에게 상처가 되고 만다. 이른둥이 가정에는 경제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정서적, 심리적 지원도 중요하다. 이른둥이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는 이른둥이와 부모, 형제의 마음이 건강해야 한다. 가족의 힘이 이른둥이 치료의 동력이다.

이른둥이로 태어난 아이들은 작은 몸으로 세상에 조금 빨리 태어났지만 건강히 성장할 수 있는 아이들이기도 하다. 김민지 의료사회복지사는 이른둥이에 대한 마음가짐과 태도, 사회적 분위기, 가족관계, 그리고 지지 체계를 중요하게 여겼다.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노력의 결실은 언젠가는 꼭 맺기 마련이에요. 그것을 기억하고 잘 이겨나가면 좋겠어요.”

 

글 허나영 | 사진 전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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