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솜이희망산타] 승호야, 너는 아주 특별하단다

승호야, 너는 아주 특별하단다

 

 

ⓒ 아름다운재단

 

5년차 산타 손승효 씨와 2년차 이수진 씨, 이제 막 산타 신고식을 마친 배영관·김지섭 씨가 ‘미소천사’ 승호네 집을 방문했다. 그토록 기다리던 산타가 하나도 아닌 넷씩이나 나타나자, 승호의 입이 귀에 걸린다. 한 사무실에서 호흡을 맞춰온 이들답게 손발이 척척 맞는 4인1조 희망산타 덕분에 승호네 집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12월 5일, 오늘은 포천시청 서울사무소의 휴무일이다. 이수진 소장과 배영관 팀장, 손승효·김지섭 주무관이 희망산타가 되기 위해 사무실을 비우고 전원 출동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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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산타복으로 갈아입자 직장 내 계급장은 유명무실해졌다. 나이와 직위 보다 산타 경력이 더 인정받는 이곳, ‘2012 다솜이 희망산타’ 발대식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인물은 단연 산타 경력 5년차의 손승효 씨다. 출근 길, 지하철에서 신문을 보다 우연히 접한 희망산타 모집공고에 호기심이 생겨 지원했던 것이 어느덧 5회째. ‘관록’의 산타라 그런지 과연 옷태부터 다르다. 아무래도 비일상적인 산타복을, 마치 늘 입던 옷인 양 자연스레 소화해내는 자신감 덕분이다.     

2년차 산타 이수진 씨도 작년엔 어색하기만 하던 산타복장이 제법 편안하다니, 경험은 무시할 수 없는 모양이다. 평소, 양로원에서 어르신들 목욕을 돕는 등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왔던 그는, 지난해 희망산타에 참여하기 위해 휴가를 내는 승효 씨를 보고 바로 지원했다. 말하자면 특별한 ‘전도’ 없이 발굴한 ‘준비된 희망산타’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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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관 씨와 김지섭 씨는 올해 처음 희망산타에 도전했다. “희망을 선물하러 갔다가 더 큰 기쁨을 얻어 온다”는 손승효 씨의 적극적인 추천과 “일단, 가보면 안다”는 이수진 씨의 확언에 솔깃해 따라왔다고 한다. 산타복장이 낯설고 쑥스러운 감도 있지만, 처음인 만큼 기대와 설렘은 누구보다 크다.

오늘, 이들이 만날 이른둥이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일곱 살, 유승호 어린이다. 27주 만에 1.2kg으로 태어난 승호는 뇌병변이라는 장애 때문에 기어 다니는 것조차 힘들다. 하지만 인지엔 문제가 없거니와 언어도 점점 좋아지는 상황이라, 열심히 재활치료를 받으며 마음도 몸도 쑥쑥 자라고 있다. 이른둥이 방문가정을 신청하며, 아빠는 다음과 같이 아들 자랑의 포문을 열었다.

“안보면 후회하실 만한 인물입니다.”

 

지치지 않기를, 날마다 새 희망이 떠오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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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아빠 유승완 씨의 말은 틀림없었다. 아들만 둘인 유승완·김춘래 부부에게 승호는 딸처럼 예쁜 아들이다. 뽀얀 피부와 커다란 눈망울이 매력 포인트인 승호는 천사같은 미소와 특유의 애교로 엄마 아빠의 마음을 싹 녹이곤 한다. 산타들도 승호의 매력에 바로 빠져들었으니, 과연 아빠의 말마따나 ‘안 보면 후회할 인물’이었다.

며칠 전부터 승호는 유치원 친구들에게 ‘우리 집에 산타할아버지가 온다’고 얼마나 자랑을 하고 다녔는지 모른다. 그렇게 기다리던 산타가 흰 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 찾아왔으니, 조금 전까지 낮잠을 자고 일어난 승호에겐 오늘이 크리스마스 아침 같다. 한 사람도 아닌, 넷이나 되는 산타 앞에서, 승호는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부끄럼을 탔다. 그러면서도 ‘낯가림을 한다’는 엄마의 귀엣말엔 한마디 톡 끼어드는 걸 잊지 않는다.

“자다 일어나서 그래.”

승호의 귀여운 변명에 네 명의 산타가 동시에 웃었다. 산타들이 웃으니 승호도 덩달아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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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익에 촛불을 밝히고 산타들은 승호가 제일 좋아하는 생일축하노래를 불었다. 오늘이 생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좋은 날엔 생일노래처럼 즐거운 것도 없다. 사실 승호가 태어난 날, 아빠와 엄마는 오늘처럼 밝게 웃지 못했다. 아빠는 작디작은 아기와 함께 응급차를 타고 대학병원으로 달려가야 했고, 엄마는 아기를 품에 안아보기는커녕 얼굴도 못 본 채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승호가 힘겹게 세상에 나온 그날부터 눈물이 마를 날 없었지만, 승호가 클수록 웃는 날도 많아졌다. ‘미소천사’라는 별명이 딱 어울릴 만큼 꽃 같은 미소를 뿌리는 승호는 주변에 그 환한 웃음을 전염시키는 아이였다.

산타들은 힘껏 촛불을 불어 끈 승호 앞에 선물을 펼쳐보였다. 선물1호는 <너는 특별하단다>라는 동화책으로, 그 제목이 승호를 향한 엄마, 아빠의 마음과 꼭 같다. 동화책 안엔 산타가 쓴 카드도 들어 있었다. 경험 많은 산타답게, 손승효 씨는 승호와 눈을 맞추고 준비한 카드를 읽어주었다.

“세상은 넓고 갈 곳도 많아.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 아빠, 엄마, 산타할아버지와 함께 가자. 사랑해 승호야!”
재치 만점 승효 산타는 승호를 위한 3행시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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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무이 우리 승호, 승승장구 무럭무럭 자라서, 호형호제 친구 많이 만나자!”
선물 2호는 승호의 큰 눈을 더 동그랗게 만든 볼 텐트다. 의젓한 형 승민이가 몸을 가누기 힘든 동생을 안아 작은 볼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볼 텐트 안에서 형제는 신이 났다. 심지어 승호는 오늘 밤 여기서 자고 싶단다. 승호가 볼 텐트에 쏙 빠져있는 동안 선물 3호는 엄마에게 전해졌다. 포천 특산품인 잣과 허브목욕용품으로 구성된 이 세 번째 선물은 포천시청 공무원인 산타들이 개인적으로 준비해온 선물이다. 선물 4호는 희망산타 발대식에서 배워온 마술쇼다. 마술사는 승효 산타가, 마술사 보조는 지섭 산타가 맡았다. 지섭 산타가 스마트폰으로 마술쇼에 어울릴만한 음악을 찾아 틀자, 승효 산타의 마술이 시작됐다. 손을 대지 않고도 그림이 그려지는 매직 북, 지팡이로 순식간에 화분에 꽃을 틔우는 마술은 조촐한 객석에도 웃음꽃을 활짝 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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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승민·승호 형제와 함께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즐긴 엄마는 좋은 날임에도 눈가가 촉촉해진다. 승호 때문에 많이 웃고 또 많이 우는 김춘래 씨. 내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엄마는 또 한번 마음을 단단히 여며 잡는다. 일반 학교에 보낼 예정이라 엄마의 뒷바라지가 더욱 절실한 상황. 지금까지 그래왔듯, 춘래 씨는 부단히 강해질 것이다. 아직 어리광을 더 부려도 좋을 나이건만 아픈 동생 때문에 일찍 철든 승민이를 위해서도, 승호가 제 힘으로 일어설 그날을 위해서도, 부부는 언제나 ‘절대 지치지 말자’ 다짐하고 기도한다.

의사 선생님은 승호가 걸을 수 있겠냐고 묻는 엄마 아빠에게 ‘신만이 아신다’고 답했다. 신의 영역에 속한 일이라면, 사람은 그저 묵묵히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힘든 재활훈련에도 승호가 끝까지 의지를 잃지 않도록, 이를 지켜보는 엄마 아빠가 승호에게 늘 용기를 줄 수 있도록, 가족 모두 지치지 않기를, 날마다 새로운 희망을 품어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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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 고우정, 사진_ 정김신호

 

1 Response

  1. 승호야 힘내!
    신만이 아신다... 라는 말을 들은 부모의 마음이 어땠을지.. 짐작조차 하지 못하겠지만. 승호는 꼭 걸을 수 있을꺼라 믿어요. 사진 속 저 웃는 모습이 앞으로 삶을 더욱 채워나가길 응원합니다!